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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빅쇼트(The Big Short) -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민낯 본문

드라마,영화감상

더 빅쇼트(The Big Short) -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민낯

010-9934-7898 2016. 3. 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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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대란을 모두들 기억하실겁니다. 전세계를 금융경색의 위기로 몰고가면서 세계 곳곳의 수많은 실업자들을 양산하고 경제 전반의 엄청난 침체를 몰고왔던 세계대공황에 버금가는 일대의 사건.


미국에서는 이 사태에 대한 많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만들어지며 금융에 관한 상식이 부족한 일반 대중들에게, 왜 이런 끔찍한 경제 위기가 초래하게 되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요? 아무리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어도 경제에 관한 기본 지식이 없는 분들에게는 그 친절함마저도 거부감이 드니, 과연 이런 다큐멘터리 영화를 끝까지 앉아 경청할 수 있을 지 의문스러웠습니다.


얼마전 개봉했던 빅쇼트 (The Big Short) 라는 영화가 있죠. 바로 2008년 미국의 금융 위기에 대한 폭로 영화 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중요한 장치, 바로 헐리웃의 유명한 배우를 앞세운 여론 몰이에 성공하며 어려운 경제 영화임에도 비교적 선전을 거뒀습니다.





영화 이야기에 앞서,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에 대하여 간략한 공부가 좀 필요합니다. 그래야 영화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각종 경제 용어들을 그나마 대충이라도 이해하며 몰입할 수 있겠죠~



우선 서브프라임 모기지부터 살펴봐야겠어요...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집을 사게 되면, 은행에서는 집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줍니다.

쉽게 말해서, 집과 땅이라는 현물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므로 실제 집값을 지불할 능력이 없더라도 은행에 저당을 잡히고 집값보다 좀 더 싼 금액만을 지불하고도 집을 내 소유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죠. 이 때, 이 집은 누구의 소유일까요? 명목상의 소유권은 나에게 있지만, 만일의 사태에 이자를 제 때 갚지 않는다던가, 정해진 기간 안에 빌린 돈을 갚지 않으면 집을 경매에 붙일 수 있는 처분권이 은행에게 귀속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집을 빌리는 사람의 신용도 (Credit) 에 따라 등급을 셋으로 나누어 구분합니다. 


프라임(Prime) / 알트에이 (Alt-A : Alternative-A) / 서브프라임 (Sub-Prime)


프라임이란, 말그대로 가장 신용등급이 우수한 계층.

알트에이란, 프라임보다는 못하지만 서브프라임보다는 나은 중간 계층.

서브프라임이란, 그야말로 가장 낮은 등급의 신용도를 가지고 있는 계층.


이 신용 등급의 구분은 아주 중요한 개념입니다. 돈을 빌리는 사람이 돈을 갚을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보아서 미래의 대출금 회수에 대한 위험성을 사전에 체크하고 안전한 대출을 실행하는 것. 사실상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점검사항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미국은 왜 금융 위기를 겪게 되었을까요?


60년대부터 80년대 초반까지 미국은 비교적 금융 정책이 매우 보수적인 나라였습니다. 대출 심사, 대출 자격 등에 대하여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대출을 해주었죠. 그래서 집을 담보로 대출 받으려면 상당한 소득과 경제력을 갖추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집값 자체도 저렴했기 때문에, 중산층을 기준으로 1~2년 정도 열심히 저축을 하면 내돈만 가지고도 집을 살 수 있었죠. 어디까지나 이것은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다가 80년데 초반 레이건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차츰 금융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들이 나오게 됩니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 이러한 금융 규제 정책에 전폭적인 개혁의 바람이 불게 되죠. 잠재되어 있던 금융 버블이 일어나게 되는 시발점이 됩니다. 어느 나라나 부동산 버블현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게 됩니다. 가까운 예로 일본의 부동산 버블 현상은 일본을 "일어버린 30년" 이라고 할 만큼 끔찍한 불황속으로 빠져들게 했습니다. 미국 역시 90년대 후반 일명 닷컴 버블이라고 하는 인터넷 업체들에 대한 기업 가치의 거품현상으로 인해서 금융 경색이라는 작은 태풍을 맞이 하게 되죠. 결국, 닷컴 버블로 인해 미국의 금융 업계는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고민하게 됩니다. 금융 규제 개혁을 위해 정관계에 다양한 로비를 펼친 결과, 부동산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죠.

기존의 프라임계층에게서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는 은행들은 자산유동화증권, 일명 ABS 를 발행량을 증가시키기 시작합니다. 

ABS ?

대출자가 집을 빌리면 은행은 대출채권이 생깁니다. 채권이란? 반대급부를 받을 수 있는 권리죠. 집을담보로 돈을 빌렸으니 돈을 갚지 않으면 집을 팔아버리겠다는 권리.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이 대출채권들은 은행이 계속 가지고 있을 경우 은행 자체의 유동화(돈을 풀어 자유롭게 융통할 수 있는 힘) 가 막히게 되므로 은행으로써는 이 채권을 이용하여 수익사업을 벌일 수가 없습니다. 금융 규제 개혁을 통해 이런 채권을 가지고 2차, 3차로 돈놀이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죠. 비슷한 저당채권들을 모아 하나의 큰 덩어리로 만들고 이를 증권화하여 유동화증권을 투자은행들에 팔기 시작합니다. 투자은행은 이러한 자산유동화증권을 모아서 또다시 잘게 잘라 CDO 라고하는 채권을 만들어 기관투자자들에게 팔기 시작합니다. 쉽게 얘기해서 실물 1억원을 가지고 증권을 여러차례 종이조각(돈을 지불하겠다는 각서, 대신 그동안 이자를 줄게~)으로 잘게 쪼개서 2억, 3억의 금융 유동화를 진행하기 시작한거죠.


그런데, 이렇게 신나게 팔다보니, 자연스럽게 1차 은행이나 투자은행 들에서 거래를 하면서 생기는 수수료가 생각보다 짭잘합니다. 더 많은 대출채권이 있다면 더많은 수수료를 받아챙길 수 있겠죠? 그런데 미국의 프라임 계층은 그 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럼 이제 어쩔까요? 생각해보니, 어차피 자산 유동화 과정을 거치면서 시중에 돈은 엄청나게 풀려 있습니다. 게다가 정관계 로비를 통해 꾸준히 금리를 낮춰 2000대 초반에는 금리가 1%까지 내려온 상황입니다. 그 많은 돈이 결국 어디로 흘러들어갈까요. 상당수가 부동산으로 유입됩니다. 집값은 해마다 치솟습니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전체 평균 집값이 무려 150% 상승했습니다.





이제 서브프라임 얘기가 나옵니다. 결국은 은행에서 프라임 뿐만아니라 알트에이, 서브프라임까지 거의 모든 계층에게 돈을 마구잡이로 빌려주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이 사람들이 돈을 갚지 못하면 집을 경매에 넘겨서 그 경매대금을 받더라도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손해나는 장사가 아니니까요. 게다가 설사 손해가 난다고 칩시다. 어차피 자산유동화증권을 팔면서 리스크까지 증권 투자자들에게 모두 넘긴 상태이므로, 1차 은행과, 투자은행들은 수수료는 수수료대로 챙기고 리스크는 최종 증권 투자자들에게 떠넘기므로 중간에서 전혀 손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무분별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남발하지만 여기에는 여러 가지 보이지 않는 사기가 생깁니다. 일명 닌자 대출이라고 하는 예에서 보듯이, 대출자의 소득도 묻지 않고, 상환 능력도 보지 않습니다. 서류 조작을 해도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대출이 아무에게나 나갑니다. 게다가 이런 서민층들중 상당수는 이민자 계층이었습니다. 영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추후 변동금리 시 고금리로 대출상환을 해야하는 조건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결국 부동산 거품이 빠지는 시기가 도래하면 이들은 모든 재산을 날리게 될 판입니다. 게다가 이런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대출채권이기 때문에 결코 자산유동화 과정에서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또 다시 사기를 칩니다. 이런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통한 CDO 를 또다시 여러 계층으로 모아서 다시 잘라 CDO의 CDO, CDO의 CDO의 CDO 등등 일반인은, 아니 경제 전문가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제 공학자들이 계산해낸 고도의 복잡한 공식으로 설계한 합성 CDO 를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이런 합성 CDO 들은 이미 그 대출대상이 무엇인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증권인데도 불구하고, 신용평가사들과의 내부담합? 을 통해 신용등급 AAA 를 받고 버젖히 증권 투자자들에게 팔려나갑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중요한 사기가 등장하죠. 일부 경제학자들, 경제학 교수들이 이런 불건전한 금융 제도에 대하여 쌍수를 들고 환영합니다. 각종 금융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내죠. 경제학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금융 회사의 자문, 고문, 임원 등 사외 이사로써 보수를 받으며 일하는 장사치들인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정관계는 어떠한가요? 이런 금융 회사의 고위 관리, 경제학자들이 미국의 경제당국에 요직으로 앉아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끼리끼리 다 해먹는 정치, 경제, 학계가 삼위일체가 되어 부동산 금융시장을 불구덩이로 밀어넣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각종 사기라고 표현하는 비열한 짓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인사이드 잡 (Inside Job) 에서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영화를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결국,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아니 예상하기 싫은 사태가 일어납니다. 미국내 경기 과열, 인플레이션 등 통화정책의 변경이 필요해지면서 저금리 정책기조에서 벗어나 금리를 차츰 올리게 되죠. 일부 서브프라임 계층들에서 빚을 갚지 못하고 나자빠지는 일이 하나 둘 생겨납니다. 2006년, 2007년이 되면서 합성 CDO 등의 파생상품 수도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합성 CDO 들은 아주 작은 채무불이행률이 되더라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을만큼 리스크가 큰 상품들이죠. 게다가 이런 CDO 들의 단점을 보완하겠다며 CDS(신용부도스왑) 이라고 하는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보험 상품이 활개를 칩니다. 한마디로, CDO 로 인해 손실을 입으면 보험을 통해 손실금을 보전해주기도 하고 혹은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오면 오히려 수익이 발생하는 일종의 공매도와 같은 개념의 상품들을 팔기 시작합니다. 부동산이 활황이고, 장사가 잘되면 CDS 를 구입한 사람들은 당연히 손해겠죠. 보험료가 수익률과 반대로 올라가는 상품이기 때문이죠.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2006년 이후 CDS 의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합니다. 시장의 과열, 위험성을 미리 간파한 세력들 (헤지펀드, 일부 기관투자자들, 심지어는 골드만삭스까지 가세합니다) 은 뒤로는 CDS 를 대규모로 사들이죠. 무슨 얘기냐? A 라는 상품 팔면서 수익률 좋으니 사가라고 뻥치고, 뒤로는 A 라는 상품이 망하면 반대로 보험을 타먹는 B 라는 보험을 들어놓는 다는 말씀. 즉, A 를 팔아도 남는 장사, 망해도 B 라는 보험금으로 남는 장사.


결국 사건이 터집니다. 굴지의 모기지론 대출 전문회사가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하면서 연쇄적으로 줄줄이 사탕처럼 거대 금융 공룡들이 하나둘씩 망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 집값 폭락은 도미노처럼 번져가죠. 결국 파생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던 리먼브라더스마저 파산합니다. CDS 라는 보험을 집중적으로 그것도 아주 신나게, 팔아먹던 AIG 도 파산하죠. 그리고 망한 회사들을 또다른 금융 공룡 회사들이 집어삼킵니다. 잘못된 금융 규제 완화 정책이 불러일으킨 전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끔찍한 사건이죠.




자, 이제 서브프라임 사태를 핵심 키워드로 요약합니다. 빅쇼트를 보시기 전에 요 것만 외우고 보시면 됩니다.


1. 서브프라임이란 ? 신용 등급 중에 최하위 계층.

2. 자산유동화증권(ABS) ? 각종 대출채권들을 하나의 블럭으로 모아서 이를 증권화시켜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투자은행에 팔 수 있는 종이조각

3. CDO ? 자산유동화 증권을 계층별로 분류해서 안정적인놈, 중간인놈, 불안한놈 등으로 계급을 나누고 이를 또다시 팔아먹는 증권

4. 합성 CDO ? CDO 중에서 불안한놈들을 또 모아서 블럭을 만들고 CDO 의 CDO, CDO의 CDO의 CDO 등으로 다시 복잡하게 나눠서 좋은 신용등급을 받아 또다시 팔아먹는 증권.

5. CDS(신용부도스왑) ? 위에서 언급한 CDO 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낼 경우 혹은 부실화 될경우 손실을 보전하거나 오히려 이익을 배당해주는 일종의 보험 상품


1번에게 무분별하게 대출해주고, 2번에 대한 엄격한 금융 규제를 완화시켜 무분별하게 3번과 4번 증권을 남발하면서, 이를 제대로 평가해야할 신용평가사들의 부조리, 경제를 제대로 예측하고 대안을 제시해야할 경제학자들이 오히려 금융 회사의 편에 서서 금융권에만 유리한 경제 정책들을 만들어내고 이를 정치, 행정에 반영하게 한 희대의 경제 사기극에 의해 발생한 사건. 저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네요...








한 가지 추가.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자산유동화증권이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국가 주도로 증권이 발행되고 있었는데요, 올해초 부터인가요 신한은행을 위시해서 슬슬 자산유동화증권과 CDO 등의 파생상품들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조짐입니다. 미국에서의 이러한 파생상품들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관리 부실로 인한 피해 사례들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같은 문제를 어리석게 반복하겠습니까만은... 세상은 부자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어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같은 서브프라임 사태는 우리의 부동산 금융 모델과 맞지 않기 때문에, 2016년 현재, 단언컨데, 발생하기 힘든 사건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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