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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h 지리산 둘레길, 운봉에서 인월 본문
밤새 양 옆방에서 들리는 티비 소리와 코고는 소리에 잠을 설치다 새벽 6시경 눈을 떴다.
단돈 3만원짜리 방에 화장실까지 딸려 있길래 신나서 들어왔는데...
이불, 베개는 차마 쓸 수 없는 지경이고, 방음은 아예 안되는 방.
남편은 새벽 3시쯤.. 집에 갈까..? 라고 진지하게 물어봤더랬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두세시간만 있음 해가 뜨니..조금만 참아보라 하고, 페트병을 베개삼아, 남편 티셔츠를 이불삼아 좀더 자보기로 하였다..
아침에 눈뜨자 마자 보냉가방을 식탁삼아 두유와 빵을 입에 넣었다.
그래도 어느 빵집이든 소세지빵은 맛나다며 감탄하는 남편ㅎ
마을에 저렇게 청사초롱을 매달아 놨다.
아침의 운봉마을은 더 조용하고 거의 사람이 다니지 않았다.
야옹이 두마리가 창가 화분 사이에서 기분좋게 자고 있었는데,
우리가 사진찍는 사이 한마리가 눈을 떳다..
단잠을 깨운것 같아 괜시리 미안해져서 황급히 자리를 떠 둘레길 시작점으로 향했다.
이곳이 지리산 둘레길 운봉에서 인월코스 시작점인 운봉초등학교.
초등학교 옆 담장(?)을 따라 둘레길로 고고싱
초등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본격적인 둘레길 시작 표지판이 보이고,
나무로 뒤덮인 서림공원도 보인다.
우리는 전날 저녁에 산책삼아 서림공원에 가보았는데,
생각지 않게 잘 꾸며져 있어서 기분좋게 산책할 수 있었다.
서림공원 옆 정자에 스탬프가 있었다.
천변을 따라 이런 길이 한참 나있다. 5.12. 오전 8시경임에도 햇빛이 꽤 뜨거웠다.
천변 다리를 건너는데, 다리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지도를 보니 신기교인것 같다.
다리 위에서 본 하천, 이름도 없는 하천이고 전혀 기대하지 않은 순간 너무 인상적인 경치가 펼쳐졌다.
햇빛에 반짝이는 하천과 주변 경치가 참 좋았다.
동편제 마을로 접어들었다. 판소리로 유명한 마을인듯 하다.
황산대첩비지와, 판소리 대가인 송흥록 박초월 생가가 나란히 있다.
송흥록 박초롱 생가 안에는 소박한 초가집이 있고, 정원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
동편제 마을을 지나면 임도를 걸어 군화마을로 가게 된다.
그늘한점 없는 국도를 한참 걸어가다 보면, 숲길로 접어 들게 된다.
숲길이긴 하지만, 차가 다니고 나무가 그다지 울창하진 않아서 한낮에 걷기에는 무리가 있다.
늦은 봄이나 여름에는 낮에는 피하는게 좋을듯 하다.
옥계저수지, 코스마다 거의 하나씩 저수지를 지나는데, 저수지 규모가 꽤 커서 물빛도 호수처럼 예쁘고 주변으로 경치도 꽤 좋다.
지리산 둘레길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들.
그늘없는 임도를 지나, 내가 좋아하는 둘레길이 나왔다.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울창한 숲길.
사과농장을 지나고(봄이라 사과는 볼 수 없었는데, 늦가을에 오면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을 듯 싶다.)...
마을이 보이는가 싶더니.. 어느 새 운봉에서 인월 코스 종착지인 인월마을에 거의 도착해 간다.
이 숲길을 지나면 바로 마을이 나타난다.
벽화마을을 지나면...
저어기 새마을 금고가 인월마을이다.
지리산 둘레길, 운봉에서 인월코스는 크게 굴곡이 없고, 거리도 10km가 채 안되는 난이도 "하" 코스이다.
아침 7시 30분에 운봉을 출발해서 인월에 11시 30분에 도착했다.
인월은 제법 큰 도시로,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는데,
이날 운이 좋게도 터미널에 가자마자 시작점인 운봉까지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생각보다 지리산 둘레길 코스마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오가는 버스가 자주 있어서,
큰 불편없이 버스를 이용해서 차를 가지러 출발지로 갈 수 있었다.
이번 주말에도 이틀간 2개의 코스를 완주했다는 뿌듯함과
앞으로 걸을 수 있는 둘레길이 하나씩 줄어든다는 아쉬움을 뒤로 또 다른 일상을 위해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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